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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태어난다면

차 없이는 못 사는 세 남자에게 다시 나왔으면 하는 클래식 카를 물었다. 내친김에 가격 상한선도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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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840CI

가격 상한선 1억원
왜 840CI인가? 1980~1990년대를 겪은 자동차 마니아 중 840CI를 기억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당시 유행한 콜벳이나 파이어버드 같은 근육질의 미국 스포츠카가 가진 디테일과 더불어 수프라, 스카이라인 등 일본 스포츠카의 아기자기한 매력까지 모두 녹아 있다.

원하는 색깔은? 외관은 다크 그레이, 시트는 레드가 좋겠다.

합리적인 금액이라고 생각하나? 840CI를 지금으로 친다면 BMW 6시리즈 정도가 될 듯하다. 그보다 약간 더 저렴한 1억원 언저리가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이것만큼은 유지했으면 하는 요소는? 수동 기어. 유럽에서는 10대 중 9대가 수동 기어를 사용할 정도로 여전히 인기가 좋다. 처음엔 다소 불편할 수 있지만 운전하는 맛에선 수동 기어를 따라올 수 없다.

반대로 바꿔야 할 점은? 스마트 리모컨 키는 꼭 추가해줬으면 한다. 예전 차들은 도어록이 한꺼번에 열리지 않아 문마다 앞으로 가서 열쇠를 돌리거나 운전석에 앉아 밖으로 문을 열어줘야 했다.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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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DILLAC FLEETWOOD LIMOUSINE

가격 상한선 약 3억원
많은 플리트우드 모델 중에서 리무진을 꼽았는데? 중·고등학생 땐 이태원 비바백화점이나 신촌 백스테이지 등에서 AFKN 뮤직비디오를 보곤 했다. 영상 속 로스앤젤레스의 널찍한 도로 위에는 캐딜락의 각진 플리트우드가 세워져 있었다. LA 메탈 밴드 멤버가 리무진에 올라타 미녀들과 샴페인을 가득 싣고 공연장으로 향하며 거들먹거리던 모습이 그렇게 멋져 보일 수 없었다.

원하는 색깔이 있다면? 리무진은 뭐니 뭐니 해도 흰색이지. 광택이 들어간 펄 화이트면 더 좋겠다.

합리적인 금액이라고 생각하나? 캐딜락은 대통령 의전 차량으로 유명한 브랜드다. 김영삼 대통령의 의전 차량도 플리트우드 리무진이었다. 지금은 그 자리를 마이바흐가 대신하고 있으니 그와 비슷한 가격이면 괜찮지 않을까?

이것만큼은 유지했으면 하는 요소는? VHS 비디오테이프 플레이어는 꼭 유지했으면 좋겠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이라 예전에는 차 안에서 비디오테이프를 보며 여흥을 보냈다. 내가 동경하던 메탈 밴드 영상도 모두 비디오로 봤다. 이 차에 앉아 다시 내 영웅들을 본다면. 아, 벌써부터 가슴이 저릿저릿하다.

반대로 바꿔야 할 점은? 자동 주차 시스템. 길이가 7m도 넘는다. 군용 5톤 트럭과 맞먹는 길이다. 이 길고도 긴 차를 후방 카메라도 없이 혼자 주차하려면 아무리 베스트 드라이버가 와도 차를 긁어먹기 십상이다.

박진(DBSW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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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UNDAI PONY

가격 상한선 약 3천만원

한 가지 색깔만 골라야 한다면? 주지아로의 역작이자 패스트백 디자인의 포니는 그 어떤 색깔도 무리 없이 소화해낼 것이다.

현대가 얼마에 이 차를 내놓을까? 레트로가 창궐하는 마케팅 세상이 왔지만 현대는 아직까지 포니를 되살릴 생각을 못 한다. 아니 안 한다. 계보를 따지는 ‘범’현대가의 입장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대승적인 판단을 내렸으면 좋겠다. 누가 뭐래도 포니는 ‘포니 정’은 물론 국산 차의 한 획을 그은 모델이기 때문이다. 위상을 고려해 옵션을 가득 채운 최신형 쏘나타의 가격 정도라면 바로 구매하고 싶다.

이 차를 꼽은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어린 시절의 추억보다는 박종서 관장님의 열정 때문이다. 현대자동차 디자인센터를 맡아 흐름을 함께 한 그는 이탈리아 카로체리아를 수없이 오가며 자랑스러운 국산 차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고양시 향동에 있는 포마에 가면 포니의 목형을 볼 수 있다. 날이 풀렸으니 다시 관람하러 가봐야겠다.

이것만큼은 유지했으면 하는 요소는? 직선으로 보이지만 우아하게 휘어진 캐릭터 라인을 그대로 살렸으면 좋겠다. 주지아로의 손끝에서 태어난 원형 디자인을 훼손하지 않고 되살렸으면 한다. 까다로운 법규에 저촉되지 않도록 살짝 비켜나가는 위트가 필요하겠지.

반대로 바꿔야 할 점은? 최신형 안전 장비를 곳곳에 채워 넣어야 한다. 아무리 레트로 모델이 좋다지만 대중적 인기가 없다면 무리할 수 없는 게 제조업의 특성 아닌가. 상품성을 크게 높여 성공한 복각 모델의 선례를 남겼으면 좋겠다.
최민관(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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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MBORGHINI MIURA

가격 상한선 약 6억4천만원
얼마까지 지갑을 열 수 있나? 60만 달러. 환산해보면 약 6억4천만원 정도다. 물론 이보다 싸면 더 좋겠지만. 1966년 출시 당시 약 2만 달러였는데 ‘역사적 가치’는 더하지 않았다.

원하는 색깔은? 노란색. 오리지널 미우라의 스타일과 가장 잘 어울린다.

미우라를 꼽은 이유는? 디자인. 당시 ‘베르토네의 미래’로 꼽히던 조르제토 주지아로와 마르첼로 간디니가 바통 터치 해가며 완성한 디자인은 궁극의 곡선미를 보여준다.

이것만큼은 유지했으면 하는 요소는? 1966년 태어나던 당시의 스타일과 사이즈. 기왕이면 인테리어까지도. 컴퓨터가 개입하지 않은 예술적 디자인은 21세기에 더욱 빛을 발할 게 분명하다.

반대로 바꿔야 할 점은? 에어로다이내믹 테크놀로지. 1966년부터 1973년까지 764대가 만들어진 미우라는 데뷔 당시 세상에서 가장 빠른 차였다. 하지만 고속에서 차체 앞부분이 뜨는 현상이 문제였고, 따라서 조향 성능도 좋지 않았다. 이 아름다운 디자인에 첨단 에어로다이내믹 테크놀로지를 접목한다면? 상상만으로도 설렌다.
김우성(르노삼성자동차 상품마케팅 팀장)


 


주현욱(피처 어시스턴트 에디터)

출처 루엘 2018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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