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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URMET

스시 도감

스시집에서 쫄지 마세요. 이것만 외워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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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참다랑어 | 혼마구로

스시 아는 척하기의 첫걸음은 참다랑어! 워낙 미덕이 넘치는 생선이라 스시 이름도 부위별로 구분한다. 아카미(속살), 주토로(옆구리살), 오토로(대뱃살)가 대표적. 붉은색을 띠는 아카미는 지방이 적어 담백하고 차지다. 지방질이 눈꽃처럼 퍼진 오토로는 고소한 육즙을 터트리며 씹을 새도 없이 사라진다. 주토로는 반은 등살이고 반은 뱃살인 부위인데 아카미와 오토로의 중간쯤이라고 보면 된다. 스시 좀 먹는 남자라면 주토로, 오토로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두근거려야 정상이다.


방어 | 부리

겨울이면 기름기가 오르는 방어 뱃살은 앞서 이야기한 주토로에 뒤지지 않는 고소함을 뽐낸다. 횟감의 왕자는 단연 참다랑어지만, 국내에 주토로가 수입되기 전까지는 방어 뱃살을 최고로 쳤다. ‘겨울 방어, 여름 부시리’라는 말처럼 한겨울이 제철이라 이맘때면 몸값이 크게 오른다. 갓 잡은 활어보다는 숙성한 선어로 먹어야 감칠맛을 곱절로 느낄 수 있다.

 

참돔 | 마다이

고급 스시집에서 오마카세를 주문하면 흔히 참돔을 첫 점으로 낸다. 질 좋은 스시로 화려한 출발을 알리는 일종의 예고편인 셈이다. 만약 코스 중간에 탄력 넘치는 참돔 뱃살이 나온다면 이는 좀 흥미로운 구성. 이보다 더 비싸거나 희귀한 재료를 앞서 냈을 가능성이 크다. 뜨거운 물에 살짝 데치거나, 질긴 껍질을 토치로 그을려 쫀득하게 만들어 내기도 한다.

 

광어 | 히라메

참돔과 더불어 고급 흰살 생선의 ‘끝판왕’. ‘겨울 히라메’라는 말이 있듯, 9~12월에 지방이 오르고 엷은 황갈색을 띠며 전성기를 맞는다. 이따금 식촛물에 적신 다시마로 몇 시간 감쌌다가 내기도 하는데 이렇게 하면 살의 탄력이 좀 더 오래 유지된다. 광어 한 마리를 잡으면 엔가와(지느러미살)가 딱 네 쪽 나온다. 식도락가들이 사족을 못 쓰는 부위 중 하나다. 지방과 콜라겐이 풍부한 데다 씹는 맛도 끝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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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어 | 고하다

일본어로 전어는 ‘고하다’, 새끼 전어는 ‘신코’라고 한다. 새끼 전어는 크기가 워낙 작아서 서너 장 포개어 올릴 때가 많다. 일 년 내내 먹을 수 있는 전어와 달리 새끼 전어는 봄과 여름에만 맛볼 수 있어 그만큼 귀하고 비싸다. 고급 스시집에서만 맛볼 수 있다는 얘기. 봄에 잡아 냉동 보관했다가 1년 내내 쓰는 곳도 있다.

 

고등어 | 사바

흔히 고등어는 성질이 급하다고들 한다. 포획하자마자 제 풀에 지쳐 죽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만큼 신선도가 떨어지기 쉬우므로 보통은 초절임한 시메사바를 쓴다. 씹는 맛을 살리면서 단맛도 높이는 방법이다. 다만 고등어 특유의 향을 살리면서 짠맛과 신맛까지 갖춘 초절임은 만들기가 상당히 까다롭다고. “고등어 초절임을 잘하는 스시집은 모든 스시가 맛있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

 

피조개 | 아카가이

조개류로는 드물게 혈색소로 헤모글로빈을 가지고 있어 배릿한 철분 향이 난다. 이 향을 살리기 위해 날것으로 스시를 만드는 게 일반적이다. 내장을 깔끔히 발라 올리므로 꼬들꼬들한 육질만 산뜻하게 즐길 수 있다. 희대의 미식가였던 도예가 기타오지 로산진이 유달리 집착한 스시로도 유명하다. 미려한 입맛의 소유자였던 그는 피조개의 조개끈을 특히 사랑했다. 겨울부터 초봄, 특히 산란기를 앞둔 2~3월에 가장 물이 오른다. 

 

단새우 | 아마에비

단맛이 강해 단새우, 꽃처럼 색이 예쁘다고 해서 꽃새우라고도 불린다(정식 이름은 북쪽분홍새우지만 머리 아프니까 패스…). 날것 그대로의 단맛이 워낙 풍부한 데다 식감도 쫀득해서 보통은 데치지 않고 바로 재료로 쓴다. 새우살 위에 에메랄드빛 새우 알을 올리기도 하는데 없을 경우 주문하면 따로 얹어주기도 한다. 톡톡 씹히는 알의 식감이 새우살의 부드러운 단맛과 묘하게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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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오징어 | 고이카

다른 오징어와 달리 몸속에 석회질로 된 배 모양의 뼈가 있어 이를 제거한 다음 스시로 만든다. 육질이 오징어 중에서도 유달리 차진 편이라 씹기 좋게 세세히 칼집을 내기도 한다. 라임즙, 레몬 제스트, 소금 등을 뿌려 내는 곳도 있다. 하루 정도 숙성하면 특유의 녹진한 맛이 살아난다. 정식 이름은 ‘참갑오징어’이며 4~10월이 제철이다.

 

성게알 | 우니

녹진한 단맛과 쌉싸래함으로 성인의 성숙한 미각을 자극하는 우니. 정확히 말하면 성게알이 아니라 성게의 생식소다. 새치성게, 보라성게, 둥근성게 등 종류가 상당히 많은데 산지나 번식기에 따라 제철 또한 각각 다르다. “이 성게는 북해도산인가요?”라고 묻는 것만으로도 주방장의 서비스가 미묘하게 달라질 것. 밥을 김으로 감싼 후 위에 노란 우니를 듬뿍 얹어 군함말이 형태로 내기도 한다. 스시 애호가들은 코스에 우니가 빠지면 무척 서운해한다.

 

연어알 | 이쿠라

연어알주머니의 껍질을 제거한 다음, 안에 들어 있는 알을 알알이 떼어내 소금과 간장에 절인 것을 이쿠라라고 한다. 보통은 군함말이 형태이고, 우니 같은 고급 재료와 반반 섞어 낼 때도 있다. 구슬처럼 탐스러운 이쿠라는 사실 단새우와 더불어 무척 흔한 스시 재료 중 하나다. 그만큼 스시집마다 재료의 질이 현저하게 차이 난다. 상품(上品)에 속하는 북해도산 연어알은 씹을 때 끈끈함이 느껴지며 지방과 짠맛의 균형이 잘 잡혀 있다.

 

붕장어 | 아나고

붕장어는 스시집의 색깔을 보여주기 좋은 재료다. 삶은 붕장어에 간장 소스를 바르는 것이 보통이지만 조림 국물에 아예 담가놓은 채 식혔다가 쓰거나 심심하게 조려 소금 간만 하는 경우도 있다. 겉만 살짝 구운 다음 생선 내장 젓갈을 올리는 식으로 독특한 취향을 드러내기도 한다. 어떻게 하든 특유의 살살 녹는 식감은 그대로이나 붕장어 자체의 단맛을 즐기기에는 소금 간만 하는 것이 최고다.

 

아와비 | 전복

전복 맛있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 날것 그대로 흐르는 물에 씻기만 해도 차가운 바다 향기가 제 몫을 다한다. 전복 스시의 매력은 특유의 오돌토돌한 식감에 있다. 칼집을 넣은 단단한 살에서 느껴지는 리드미컬한 식감이 포인트. 갈색이 살짝 돈다면 술과 다시마로 만든 육수에 두세 시간 쪄낸 것이다. 일반 전복보다 단맛이 화사하고 구수한 맛도 느껴진다.
 

달걀구이 | 쿄쿠

스시 코스에서 달걀구이는 긴 여정을 마무리하는 유쾌한 디저트 역할을 한다. 쉽게 말해 달걀 반숙으로 만든 구이 요리인데 촉촉하고 포근한 식감이 카스텔라를 닮았다고 해서 흔히 달걀 카스텔라라고 부른다. 의외로 만들기가 번거로워 고급 스시집에서만 볼 수 있다. 달걀에 새우나 생선을 넣고 굽거나 혹은 다른 재료를 넣지 않고 맛국물만 넣어 굽는다.

 

김초밥 | 마키즈시

간장에 조린 박고지를 넣고 만 것이 가장 기본 형태이나 참치, 오이, 채소절임 등을 넣은 마키즈시도 자주 볼 수 있다. 과거 일본에서는 생선을 잘라내고 남은 부스러기를 넣기도 했다고. 언뜻 포장마차에서 파는 꼬마김밥처럼 보이지만 제대로 된 마키즈시는 자른 면이 깔끔하고 밥알이 밖으로 지저분하게 삐져나오지 않는다.

 

<SUSHI GUIDE FOR BEGINNERS>
오마카세(お任せ)

‘맡기다’라는 뜻의 일본어로, 정해진 메뉴 없이 주방장이 그날 가장 좋은 재료를 이용해 알아서 코스를 짜서 내는 것을 말한다. 모든 메뉴를 주방장의 재량에 일임하는 방식으로, 최소 10점 이상의 스시가 이어지는 긴 코스로 진행된다.

샤리(しゃり) 스시용 밥. 밥에 초대리(배합초)를 넣고 주걱으로 자르듯 섞어 만든다. 장기 숙성한 적초를 사용해 감칠맛을 더하기도 한다.

네타(ねた) 샤리 위에 올리는 생선이나 조개 등의 재료.  

아부리(あぶり) 토치나 숯으로 재료의 표면을 살짝 굽거나 익히는 것. 

유비키(ゆびき) 생선살을 끓는 물이나 뜨거운 물에 살짝 데치는 것.    

미들급 스시야 런치 가격 3만~5만원, 디너 가격 5만~7만원 선의 보급형 스시 전문점을 일컫는 신조어. 한정된 예산 안에서 최선의 재료로 오마카세를 구성한다. 
 

 

참고 서적 메구로 히데노부 <스시의 기술>(그린쿡), 사카모토 가즈오 <스시 수첩>(우듬지)


에디터 강보라

일러스트레이터 이링

출처 루엘 2017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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